간만에 날씨가 화창했던 주말.
경운궁(덕수궁)에 다녀왔다.
석조전 동관을 다시 개방한 이후로 한 번도 찾아가 보지 못했는데 사진도 찍을 겸...
그리고 덕수궁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거장전'도 관람할 겸...
겸사겸사 나들이를 다녀왔다.
덕수궁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전 서관'
시원한 분수와 예쁜 꽃들이 핀 정원에는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여기저기 자리하고 있었다.
덕수궁미술관에서는 현재 라틴아메리카 거장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 속 포스터의 그림은 멕시코의 여류 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다.
젊은 시절 당한 끔찍한 사고로 하반신 마비를 당했음에도 그녀의 삶은 정상인 못지 않게 뜨거웠다.
프리다 칼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종종 한국의 여류 화가이자 문학가였던 '나혜석'과 종종 비교되곤 한다. 굴곡진 삶 속에서도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강하고 모질게 삶을 살아온 두 여인의 모습이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의 작품을 총 7점 찾아볼 수 있다. 이 작품들은 멕시코의 '틀라츠칼라 미술관'이라는 곳에서 대여한 것인데, 틀라츠칼라 미술관에 있는 작품은 이번에 볼 수 있는 그녀의 작품 7점 외에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를 위하여 작품을 대여받아오게 되면 그 곳 미술관은 텅비게 되는, 이른 바 개점 휴업 상태가 되고 말기 때문에 대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백남준의 작품 12점을 대여해주어 현재 전시중에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어렵게 그녀의 작품을 구할 수 밖에 없게 된 이유는 작년 2007년이 그녀의 탄생 100주년으로 멕시코는 물론 곳곳에서 기념 전시회가 열리는 바람에 작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에고 리베라'의 부인으로 불리던 여인에서 이제는 '프리다 칼로'라는 당당한 여류 화가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 그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그녀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미리 찾아서 읽어보고 감상을 하는 것도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그녀의 남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어 있어 두 부부의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다른 포스터 속의 작품은 '페르난도 보테로'라는 작가의 작품이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맘에 드는 작가를 한 명 찾아 냈다면, 바로 '보테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진 속에 보이는 둥글둥글한 남자의 모습, 어딘가 모르게 재밌어 보인다. '보테로'가 그리는 그림 중에 상당 수는 사진 속 작품 처럼 뚱뚱하고 동글동글한 외모를 가진 남녀의 모습이다. 특히 다빈치의 '모나리자', 얀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 부부'등 유명 작품을 패러디해서 그린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다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보테로의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왼편으로 석조전 동관의 모습이 보인다.
고종 당시에 서양식 궁궐을 모델로 지은 건물이다.
최근에 보수 공사를 마친 상태며, 현재는 궁중문화 관련 전시를 하고 있다.
조선의 궁궐 속에 이런 건물이 있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석조전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꽤나 멋스러운 건물이 아닐 수 없다.
분수대 뒤로 '중화전'건물이 보인다.
전시회 관람과 석조전 구경을 마치고 나니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이 날 경운궁(덕수궁)은 함녕전 행각 복원 공사 및 관람로 정비공사로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하루 빨리 공사가 잘 마무리 되어 경운궁의 본래 모습이 돌아올 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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