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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그리스의 신과 인간 '그리스 문명전'





주말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그리스 문명전'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차례로 기획중인 '세계 문명전' 시리즈의 네 번째 기획 전시로,
이번 전시는 대영박물관에서 공수해온 그리스 시대의 조각들 위주로 기획된 전시회입니다.

총 4개의 전시 주제로 구성되어 주제별로 그리스의 유물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제우스의 청동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헤라클레스의 두상 (사진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첫 번째 주제는 '신, 영웅 그리고 아웃사이더'라는 주제로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의 조각, 신화 속의 한 장면이 그려진 도기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리스 신들 중에서 최고 신이었던 '제우스'를 시작으로 주요 신들의 모습을 그리스인들은 어떻게 표현하였는지 살펴볼 수 있는데, 미리 그리스 신화에 대해 공부해 가면, 조각의 모습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의 신들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습니다.
최고의 신들일 수록 인간의 모습과 동일하게 표현한 반면에, 계급이 낮은 신들은 동물이나 괴물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리스인들이 모든 동물들 위에서 군림하는 '인간'을 최고의 신과 동일시 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아프로디테의 나체 입상 (사진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의 두 번째 주제는 '인간의 모습'입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뚜렷한 문화적 특징 중의 하나는 인간의 신체를 아름답게 여기고, 이를 표현하는 것을 예술의 주제로 삼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가 로마에 통합되고, 머지 않아 유럽에 중세 시대가 찾아온 이후에는 기독교의 영향 아래에서 '우상 숭배 금지'가 내려지면서 신과 고대 영웅들의 조각들의 상당수가 파괴되었던다는 사실은 세계사 교과서 뿐만 아니라 미술사 관련 서적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후에 '르네상스' 운동이 찾아오기까지 '유일신'중심의 문화가 판을 치던 서구 사회에서, 르네상스 운동의 모태가 되었던 '그리스 문명'은 바로 '인간 중심의 문명'이었습니다.

인간의 육체를 아름답게 여기고, 이를 또한 아름다운 조각으로 남기고자 했던 그리스인들의 예술 작품을 보고 있으면, 육체의 아름다움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이른바 시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아름다움의 주제는 바로 '인간'인 것입니다.


원반 던지는 사람 (사진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의 세 번째 주제는 '올림피아와 운동경기'입니다.

그리스 신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종교 축제'의 하나로 여겨졌던 고대 올림픽은 '올림피아'라는 그리스 도시에서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던, 그리스 최고의 운동 선수들만이 모인 축제였습니다.

자신이 속한 '폴리스(polis)'를 지키기 위해 각종 운동을 통해서 신체를 단련하고, 또한 건강한 상태로 (다시 말해서 언제든지 전투에 나갈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그리스 시민의 막중한 임무 중의 하나였습니다.
따라서 운동 경기를 통해 자신이 최고임을 나타내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림픽 우승자는 지금으로 치면, 아이돌 가수나 한류 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 4년마다 한 번 있는 경기의 우승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을 고대인들의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그리스 시대의 금제 귀걸이 (사진제공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의 마지막 주제는 '그리스인의 삶'입니다.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전 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누구나 겪는 과정이기에 그와 관련된 유물을 살펴 보는 것은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가 됩니다.

태어나서 두 세 살이 지나면, 처음으로 술을 맛 보기 시작해서, 점차 자라면서 교육을 받고, 도시를 지키기 위해 전투에도 나가는 등 그리스인들이 겪었을 일들이 유물을 통해 관람객에게 전해져 옵니다.

특히 이번에 온 유물 중에는 영화 '알렉산더'에서 안젤리나 졸리가 착용했던 금귀걸이의 모델이 된 진품이 이번 전시회를 위해 나들이를 오게 되었는데, 귀걸이 뿐만 아니라 함께 온 금 세공품들을 보면,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매료되어 버리고 맙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이번 '그리스 문명전'은 8월 29일까지 전시하며,

오전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합니다. 관람 시간은 화, 목, 금요일은 오후 6시까지, 수,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 전시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중고생은 9천원, 초등학생은 8천원, 유아는 6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는 할인 적용 가능합니다.

그리스의 유물을 통해, 신화 속에서만 만나던 그리스를 더욱 더 가깝게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명예기자 이귀덕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박물관은 살아 있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