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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 개막식을 다녀와서

2009. 09. 16.
뛸판 놀판, 살맛나는 한판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 개막식



 간만에 맞이한 휴가... 예정에 없이 갑작스럽게 맞이한 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심한 끝에 박물관을 찾게 되었다. 원래의 목적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야간 개장 및 "큐레이터와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

 막상 박물관에 도착하고 보니, 마침 오늘부터 새로운 행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를 알리는 안내판


박물관 입구부터 각종 체험 코너가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 입구에서부터 간이 천막으로 만들어진 각종 체험 코너들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평일인데다 개막 첫 날이라 그런지 많은 관람객이 모여있진 않았지만, 일요일까지 하는 전시 기간 동안 꽤 많이 인기를 끌 것 같았다.

 체험 코너를 지나치면서 제일 먼저 마주친 곳은 '어울무대'. 이 곳에서는 첫 날 공연 중의 하나인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 신화 이야기'를 공연하기 위해 한창 준비중에 있었다.


연희극을 준비중인 '어울무대' 모습



 어울무대를 두고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니 그 곳에서도 무엇인가가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조선시대 관복을 입은 사람들이 어디에선가 모여 있었고, 가만히 보니 마치 사극 속에서 죄인에게 주리를 트는 모습처럼 재연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후 어디선가 들려오는 익숙한 노래 소리. 원더걸스 '텔미' 노래에 맞춰서 한 할아버지의 구호에 맞춰서 아주머니들이 모여 춤을 추고 있었다. (아마도 장소와 할아버지의 춤실력으로 볼 때, 덩더꿍 체조의 창시자이신 이종만 선생님이 아니었을까 추정하지만, 확인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동헌 옆의 주막의 아낙으로 분장한 아낙들도 텔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즐겁게 축제를 맞이하고 있었다.


'조선별곡' 코너에서는 사또 앞에서 죄인에게 주리를 틀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지도에 따라 텔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주민들


'조선별곡' 코너 주막에 있던 아낙들도 나와서 춤을 구경하고 있다.


거울못에는 우리 전통의 수호 동물들의 모형이 마치 거울못을 지키는 것처럼 전시되어 있었다.



 박물관 상설전시관에서 '겸재 정선 특별전'을 잠시 관람하고 나오니 6시부터 '어울무대'에서 공연을 시작하고 있었다.

 민족예술단 '우금치'가 공연하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신화 이야기'가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었는데, '칠성신 이야기', '농경신 자청비 이야기' 등 어른들에게도 약간은 생소한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어린이 관객뿐 아니라 부모님들이나 관람온 젊은이들에게도 꽤 흥미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된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신화 이야기"중 '칠성신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우리신화 이야기"중 '농경신 자청비 이야기'


 연희극을 관람하고 드디어 7시! 2009 대한민국 연희축제의 개막식이 상설전시관 입구에 마련된 '열린무대'에서 시작할 시간이다.

 서둘러 '열린무대'를 향해 달려갔더니 다행히 개막식 시작 전. 이제 막 내빈으로 초청받은 각국 대사 및 관련 기관장들 및 대학 교수들이 착석하고 있었다.

 국악인이자 방송인인 '오정해'씨의 진행으로 시작된 개막식은 김대기 문화광광체육부 제2차관의 개막인사에 뒤이어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천고(북의 제전)로 공연의 막을 올렸다.

 옛 부여에서 하늘에 올리던 '영고'를 재현하며 웅장한 북소리를 보여준 첫 공연은 '쿵쿵' 울리는 북소리를 통해서 가슴 속에 맺혀 있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주는 것 같았다. 어찌나 신명이 나던지 어느 순간부터 북소리에 맞춰 발을 굴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천고 '북의 제전'



 '천고'에 이어진 공연은 '지무'라는 공연으로 땅의 신에게 평안을 기원하는 공연이었다. 무예18기 보존회에 의해서 멋진 무예 공연으로 진행된 '지무'는 마치 무술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박진감이 넘쳤다.

무예18기 보존회가 공연한 '지무'



 다음으로 개막식 본 공연이라고 할 수 있는 '4대 아리랑' 공연이 이어졌다. 제일 먼저 '정선 아리랑'팀의 공연이 진행되었고, 뒤이어 '밀양 아리랑', '진도 아리랑', '신민요 아리랑'의 순서로 공연이 진행되었다.

 아리랑에서 '아리'라는 말은 순우리말로 '빛'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어려운 삶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바로 '아리랑'인 것이다.

'정선 아리랑' 공연팀



 '정선 아리랑' 공연은 처음엔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되다가 후반부에는 흥겹고 경쾌하게 마무리되었다. 특히 정선 아리랑의 가사 중 조금 야하면서도 해학적인 부분에 이르러서는 관객들도 웃으면서 신명나게 박수를 치며, 다함게 어울리는 무대가 만들어졌다.

 다음으로 이어진 '밀양 아리랑' 공연은 사물놀이에 맞춰서 공연되었다. "날좀 보소~"로 시작하는 익숙한 밀양 아리랑의 가사 중에서 항상 부르던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대신에 "아리덩덕쿵~ 쓰리덩덕쿵~"으로 부르는 것이 의아하기도 했고, 다른 아리랑 공연과 다르게 남자들이 중심이 되어서 펼쳐진 공연이라 특이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힘차고 신명나는 듯 했다.

'밀양 아리랑' 공연팀


'진도 아리랑' 공연팀



 안숙선 명창의 주도로 국립창극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공연한 '진도 아리랑'은 가야금과 해금의 소리가 울려퍼지면서 파스텔톤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채 진행되었다. 안숙선 명창의 힘찬 노래 소리에 잠시 빠져들며 공연을 즐겼다.

 이어서 펼쳐진 공연은 마지막 공연인 '신민요 아리랑'. 용산소년소녀합창단과 테너 임병욱씨가 함께 공연한 '신민요 아리랑'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래되오던 아리랑으로 학교에서 음악시간에 그냥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배웠던 노래였다. 붉은 치마를 곱게 차려입은 어린이들의 합창으로 울려 퍼지는 '아리랑'은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신민요 아리랑' 공연팀



 '신민요 아리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개막식 공연을 뒤로하고 멋진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귀가하던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마치 어린아이마냥 멋진 불꽃을 감상했다.



 올해로 3회째인 '2009 대한민국 전통연희 축제'는 9월 20일(일요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며, 모든 야외 공연이 무료로 진행되며, 교육프로그램은 모두 예약제로 진행된다. 곳곳에 설치된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는 일부 재료비를 부담해야 하지만, 시중에서 보다 훨씬 저렴한 값으로 멋지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극장 '용'에서 진행되는 공연의 경우 3천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이마저도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하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공연 안내 및 예약은 공연 홈페이지 (http://www.openpa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문화축제에 가족들과 함께 참여하는 소중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