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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정조의 화성 행차 - 원행

원행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오세영 (예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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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화성 행차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아버지인 영조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사도세자'와 그를 옹호하는 '시파', 그리고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어린 '정조'.

 사도세자의 죽음을 찬성하고 정조의 즉위를 반대한 '벽파'의 위협 속에서 죽을 위기를 넘겨 가며 보위에 오른 정조. 그는 보위에 오르자마자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이 있는 '현륭원' 근처에 '화성'을 짓고 천도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의 재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던 '을묘년'에 또 한차례의 원행을 단행한다. '사도세자'의 '사갑연(죽은 뒤 맞는 회갑)' 및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념하여 단행한 원행은 '을묘원행정리의궤'에 의해 그 과정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바로 을묘년에 단행한 원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사료에 나와 있는 기록을 배경으로 가상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첨가하여 이른바 Faction을 장르로 내세우고 있는데, 정조의 개혁 정책을 지지하고 따르는 '정약용'과 '채제공'이 이끄는 '시파'와 정조를 위해하려하는 '벽파' 중진들의 갈등, 그리고 백성들이 이끄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또 다른 무리들이 벌이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원행이 벌어지는 기간 동안에 일어난 일을 소설 한 권으로 풀어 내기 때문일까? 사건의 전개가 무척 빠른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등장 인물들은 사건을 추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로 인해 등장 인물들은 하나 같이 추리의 천재로 그려진다. 사건의 발생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는 몇 가지 정황만으로 상대편의 의중을 단번에 알아채내는 그들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사건의 전개가 빨라져서 글의 호흡이 짧아진 것은 단기간에 읽기에는 좋지만, 어쩐지 조금 맥이 빠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화성'은 무엇인가?

 정조 18년에 쌓기 시작하여 정조 20년에 완성한 성으로 지금의 경기도 수원 일대를 아우르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이 성을 세운 이유는 표면 상으로는 아버지의 능인 '현륭원'으로 행차시에 머물 행궁을 짓는 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상으로는 정조를 반대하는 기득권 세력에 맞서 그들의 권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천도'를 감행할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보기도 한다.

 실학자인 정약용과 유형원에 의해 설계되고, '거중기'를 이용한 과학적인 축성으로 그 실용성과 과학성을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화성의 서문 '화서문'



 '화성'은 축조 이후에 한국 전쟁등을 겪으면서 시설물이 파손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화성성역의궤'라는 책을 통해 당시의 축조 과정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1975년부터 보수를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화성성역의궤 - 거중기의 설계도 (국립중앙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