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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최초공개, 강서중묘 사신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8월 17일부터 11월 28일까지 고구려의 대표적인 고분벽화인 '강서중묘'의 사신도와 천장 벽화의 모사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모사도는 1912년 당시 제실박물관의 예산으로 이루어진 모사작업을 통해서 완성된 것으로, 고구려의 무덤벽화 모사도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제작된 것입니다.

 이 때 제작된 강서중묘의 사신도와 천장벽화가 국내에서 한 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이들이 세상에 알려진 지 100여년만에 최초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합니다.




 강서중묘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문화재로, 북한에 위치한 남포시 강서구역에 위치한 세 개의 대형 무덤 중에서 두 번째 크기를 갖고 있는 무덤입니다. 세 개의 무덤 중에서 가장 큰 '강서대묘'의 경우는 보통 국사책에 등장하는 '현무도'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지만, 강서중묘의 경우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무덤 벽화의 예술성, 특히 색채가 강렬하게 가미되어 있는 '주작도'의 경우에는 고구려 사신도 중에서 으뜸이라고 합니다.




 '강서중묘'는 8.5m 높이의 대형 봉분을 가지고 있는 돌방무덤이며, 무덤칸의 벽체에는 대형 화강암을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입구를 제외한 벽면은 모두 한 장의 넓은 판석을 사용하여, 이 무덤을 축조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들었음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학계에서는 이 무덤의 주인을 고구려의 영양왕, 또는 보장왕의 생부인 '태양'이라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구성된 전시실은 마치 실제 무덤에 들어가서 보는 것처럼 사신도를 방향에 따라 배치해 두어, 간접적이나마 고구려 무덤 벽화의 배치를 알아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또한 전시실에 함께 마련된 영상물을 통해서 실제 무덤 속에 배치된 벽화의 모양뿐만 아니라, 다른 대표적인 고구려 무덤의 벽화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 전시물과 비교해보며 감상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의 목적으로 '사신도'가 등장하는 6세기 이후 고구려 무덤 벽화에는 사후 세계를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곳으로만 인식했던 고구려인의 변화된 내세관이 담겨 있는데요. 이전의 무덤 벽화에서 볼 수 있었던 실생활의 모습 들(씨름도, 수렵도 등의 벽화가 등장하는 5세기 이전)이 나타났던 것과는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고구려인의 내세관이 변화되었다는 것을 무덤 벽화를 통해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직접 가볼 수 없는 고구려 지역의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인만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으면 반드시 찾아보아야할 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서중묘의 사신도'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에 위치한 고구려실에서 전시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명예기자 이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