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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상설전시관은 지겨운 곳?! 그렇다면 테마전을 찾아보세요!

박물관 속의 박물관!

 어느덧 8월도 중순에 접어들었는데요. 학생들은 이제 슬슬 방학이 끝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밀린 방학 숙제 하느라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학생들도 많이 있겠네요. 혹시라도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이 방학 숙제인 학생들은 이제서야 부랴부랴 어떤 전시회를 보고, 어떤 곳을 찾아가야할 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번 방학 때마다 숙제 때문에 찾아가는 박물관에서 늘 보는 상설 전시물에 흥미가 가지 않는다면, 매번 색다른 주제로 찾아오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테마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무료로 입장 가능한 상설 전시실에서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소규모의 테마전들이 상시 열리고 있답니다. 특히나 '테마전'의 경우에는 특정 전시 기간 동안에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전시와는 다르게 주제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박물관을 자주 찾아오는 관람객들을 위한 전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테마전에 전시되는 유물들 중에는 다른 상설 전시실에서 전시되던 유물들이 주제에 따라 한 군데에 모여서 전시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수장고에서 보관하느라 일반인들이 평소 잘 보지 못했던 유물들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기도 한답니다.
 또한, 주제별로 유물을 전시하는만큼 관련한 정보도 더욱 자세하게 얻을 수 있어, 마치 박물관 속에 있는 또 다른 작은 박물관에 온 느낌이 들기도 한답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테마전 중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될 몇 가지 테마전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보겠습니다.


동서 문명의 십자로 -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 (~9/26)

 상설 전시관 3층에 위치한 아시아관에서는 9월 26일까지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의 선사문명은 물론이고, 알렉산더 대왕의 원정을 통해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만나 융합되어 가던 시절의 유물과, 이슬람 문명이 들어온 이후, 그리고 현재의 우즈베키스탄인들의 생활 모습까지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막상 자세히 알지는 못했던 '우즈베키스탄'에 우리의 선조들이 왔다 갔다는 놀라운 사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데요. 삼국 시대 고구려의 사신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사실이 벽화로 남아 있답니다.

 모사된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 그려진 고구려 사신의 모습을 보면서, 그 옛날 저 먼 곳까지 광활하게 누비고 다니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색다른 경험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거울에 담긴 고려 사람들의 삶 - 고려동경 (~8/29)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에서는 "고려 동경(청동거울)"을 주제로 하는 테마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8월 29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시대 조상들이 사용하던 청동 거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 옛날 청동기 시대에 족장의 권위를 나타내거나 제사용 도구로 사용되던 거울은 점차 실용적인 쓰임새로 바뀌어 가게 됩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대량의 거울이 수입되고, 자체적인 제작도 많이 하게 되면서 쓰임새가 실용적으로 바뀌게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실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점차 거울에 여러 가지 무늬의 장식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동경들을 토대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려주고 있는데요. 중국을 통해서 수입된 거울을 그대로 본떠서 복제해서 만든 거울이 얼마만큼 원본과 일치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동경에 새겨진 여러 가지 무늬들에 담긴 일화와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일반 관람객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과 함께 제시되는 과학적인 분석 자료들은 이 방면의 연구가들에게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귀중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백자 항아리 - 조선의 인과 예를 담다 (~11/14)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백자실에서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항아리인 '백자 항아리'를 주제로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청자가 대표적이었던 고려시대와 달리, 조선 시대에 유행한 '백자 항아리'에는 조선 시대 선비의 덕목으로 꼽혔던 인자함과 넉넉함, 그리고 예의를 숭상하던 정신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항아리는 왕실에서 '태항아리'나 무덤 속 부장품에 사용하던 것부터, 일상 생활에 사용하는 것까지 쓰임이 다양한 것은 물론, 그 아름다움도 고려 청자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달처럼 둥그렇다고 해서 '달항아리'로 불리우는 백자 항아리는 넉넉한 인품을 담고 있는 듯 하기도 하고, 풍요로움이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해서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백자항아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1월 14일까지 진행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명예기자 이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