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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교과서에서 절대 가르치지 않는 세계사

세계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이규조 (일빛,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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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짤막하게 전해주는 이 책은 일반인은 물론 중고생이 보기에도 전혀 부담되지 않게 상식을 전해준다.
 
 특히나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도 바로 잡아주는 데, '정직함'의 대명사였던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은 조금 충격이기도 했다.
 
 책에서 읽었던 여러 이야기 중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간략하게 아래에 소개한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신이 토막난 까닭>
 pp. 19-21
 
 (전략) 중세의 유명한 성자치고 사지가 온전하게 묘에 묻힌 자는 거의 없었다. 대개는 의복, 머리카락, 손톱, 심지어는 치아, 손가락, 발, 팔, 머리, 몸통 등 자를 수 있는 부분은 모조리 잘랐다.
 
 실제로 성녀로 추앙받던 엘리자베스 드 옹그리가 죽자 수많은 신자들이 몰려와 그녀의 머리카락과 손톱, 심지어는 젖꼭지까지 잘라갔다. (중략)
 
 중세 유럽인을 사로잡고 있던 종교적 열정은 기독교 본래의 구원 사상이나 스콜라 철학의 원대한 이론이 아니라, '성유물'의 공덕에서 비롯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곧 유명한 성인의 신체는 비할 데 없이 귀한 보물, 곧 성유물로 간주되었다. (중략)
 
 특히 예수에게서 나온 성유물은 최고급으로 간주되었다. 가시 면류관이나 성혈은 물론이고 예수가 못 박혔던 십자가의 나무 조각, 거기에 박혔던 못, 옆구리를 뚫은 창까지 모두가 최고의 성유물이었다. 물론 그런 것이 제대로 남아 있을 리는 없지만, 성유물 숭배가 성행하던 시대에는 아무도 그 진위를 문제 삼지 않았다. (중략)
 
 그 결과 유명한 성자일수록 기이한 괴물이 되고 말았다. 왜냐하면 손이나 발 따위가 몇십 개씩이나 되었으니까. 때로는 교회들 사이에 자신들의 것이 진짜니 가짜니 하는 웃지 못할 논쟁까지 벌였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