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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 가다 (2)

2009. 08. 01.
전철로 찾아가는 주말 여행지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 가다. (2) 



☞ 1편에 이어서...

구운 만두?! '옹기병'

십리향의 옹기병은 고구마맛, 고기맛, 단호박맛, 세가지를 판다.

 중국 전통 혼례를 구경하고 나서,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다시 차이나타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혼례 행렬이 지나갔던 길을 따라서 조금 걷다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무언가를 사는 곳이 있었다.

 '십리향'이라는 만두 가게에서는 색다른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이 곳에서 파는 별미는 바로 구운 만두였는데, 우리가 아는 평범한 구운 만두가 아니었다. 숯불로 뜨겁게 달구어진 항아리(옹기)에서 나온 것은 작은 호빵처럼 생기기도 했고, 제과점에서 파는 조금 큰 깨찰빵처럼 생기기도 했다.

 '옹기병'이라고 부르는 이 음식은 왕만두보다는 작고 일반 포자만두보다는 큰 크기의 반죽 안에 고구마, 다진 고기, 단호박 등이 들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 구운 만두가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굽는(사실은 굽는다기 보다는 튀겨진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것과는 달리, 옹기병은 숯불 항아리 안에 물을 뭍힌 반죽을 붙여서 말 그대로 숯불에 직접 구워내는 진짜 '구운' 만두이다.

물이 담긴 쟁반에서 대기 중인 반죽들

항아리 안에 붙여 숯불에 직접 익힌다.



 그 맛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마침 때가 잘 맞았는지 줄이 짧았고, 얼른 줄 뒤에 서서 기다리다가 '고기맛'과 '단호박맛' 하나씩을 구입했다.

 맛을 평가하자면 일단 맛있었다는 것!
 '단호박맛'은 마치 몇 년전부터 팔기 시작한 단호박 호빵처럼 달콤한 만두 속의 맛이 좋았다. 특히 바삭바삭하면서도 안쪽은 쫄깃하게 구워진 반죽의 씹는 느낌이 더해지면서 마치 기름기가 없는 맛있는 호떡 같은 느낌이었다.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옹기병'

단호박맛의 옹기병이 맛있게 생겼다.



 '고기맛'은 먹을 때 무척 주의해야 했다. 잘 익은 만두속의 고기에서 흘러나온 육즙이 옹기병을 깨물자마자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넘치는 육즙과 고기향이 한 입만 물어도 입 안 가득히 전해져 온다. 먹어보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한 음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흘러나오는 육즙을 주체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먹다보니 가득찬 만두 속은 한 장도 찍지 못하고 말았다.

 옹기병으로 가볍게 요기를 한 후, 다음 먹거리 장소로 이동했다. 이번에 찾아갈 곳은 인터넷에서 미리 검색해 본 만두 가게, 이 곳에서 먹을 요리는 '물만두'와 '군만두'. 만두에 환장한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연속으로 만두를 먹게 되었다.


짜장면은 없습니다! '원보'

만두 요리 전문점 '원보'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에 당당하게 '짜장면 없습니다.'고 써놓은 만두 전문점 '원보'.

 중국 음식점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짜장면이고, 여럿이서 짜장면을 먹으러 가면 간혹 추가해서 먹는 것이 만두 요리였는데, '원보'에서는 만두 요리가 메인이다.

 중국 음식점이라는 것만 보고 들어가서 짜장면을 찾는 손님이 많았는지, 짜장면 없다고 대문짝만하게 써 붙인 것이 오히려 더 눈길을 끌게 된다.

 자리에 앉아서 물만두와 군만두를 시켰다. 이 곳의 물만두는 평소에 마트에서 파는 물만두처럼 촉촉해 보이는 느낌보다는 아주 얇은 수제비 반죽의 느낌이랄까, 무언가 다른 느낌이었다. 하지만 맛을 본 순간 오히려 마트에서 파는 즉석 물만두 같은 것과는 맛이 달랐다.

약간은 크고 거친 느낌의 '물만두'

한 쪽만 구워진 '군만두'



 그리고 이 곳에서 뭐니뭐니해도 가장 맛있었던 것은 바로 '군만두'! 만두를 살짝 쪄서 한쪽만 약간 그을리도록 구운 만두였는데, 조금 전에 먹었던 '옹기병'과는 또 다른 맛의 군만두였다. 바삭바삭하게 구워진 한쪽면과 말랑말랑하게 쪄진 또 다른 한쪽면의 질감이 다르면서도 입 안에서 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

 '십리향'과 '원보'에서 각기 다른 맛의 만두들을 실컷 맛 보다 보니, 이 것은 '차이나타운 나들이'가 아니라, '만두 다큐멘터리 : 색 다른 만두를 찾아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렇다면, 이 곳 '차이나타운'에는 '짜장면'과 '만두' 밖에 없느냐? 또 다른 음식 하나가 나의 입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 곳을 향해 다시 발 걸음을 옮겨 본다. (이거 완전히 하루 종일 먹으려고 이 곳을 찾은 건 아닐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