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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 가다 (1)

2009. 08. 01.
전철로 찾아가는 주말 여행지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 가다. (1) 



 또 다시 찾아온 주말.  무엇을 할 지, 어디를 갈 지 고민을 하다가 몇 달 전부터 한 번은 찾아가 보자고 마음 먹었던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집에서 처음 나올 때는 몰랐는데, 전철역을 향해 가면서 조금씩 더위에 지쳐가기 시작한다. 이제 막 출발도 제대로 하지 않은 참인데, 이대로 집으로 발길을 돌릴까 하다가 기왕 나온 거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에어컨의 바람을 좀 쐬었더니 시원해졌다. 어느 새 전철은 구로역에 도착했고, 이제 인천행으로 갈아탈 시간이다. 때마침 도착하는 동인천 급행 열차를 이용했더니 순식간에 인천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은 인천역만 제대로 찾아갈 수 있다면, 너무 찾기 쉬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인천역 개찰구를 빠져나가서 역 앞으로 나가면 바로 큰 길 건너편에 '中華街(중화가:중국인 거리)'라고 붉은 글씨가 써진 중국풍 문을 볼 수 있다. 이 곳부터가 바로 인천 차이나타운의 시작이다.




짜장면의 원조  '공화춘'

우리 나라 최초의 짜장면 집이라는 '공화춘'.

 차이나타운 입구에서부터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처음에는 그냥 한자 간판 많은 동네 정도로만 보이던 것이 점점 '아! 이래서 차이나타운이구나!'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큰 길의 끝까지 올라가다 보면 커다란 중국집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가게가 있는데, 바로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짜장면[각주:1]을 만들어서 팔았다는 '공화춘'이라는 가게였다.

 가게 앞에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짜장면의 원조라는 명성을 듣고 그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온 모양이다.

 그렇게 차이나타운 내의 음식점들을 구경하기 시작하려는 찰나! 어느 곳에서 시끄러운 소리와 소형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몰리기 시작했고, 어느 덧 웅성웅성 모여든 사람들이 한 곳을 일제히 바라보고 있었다. 궁금한 것은 또 못 참는 성격인지라 재빨리 사람들이 모여든 곳으로 향했다.


중국 전통 혼례 퍼레이드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나타난 것은 중국 전통 복장을 입은 한 무리의 가장 행렬이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하는 '중국 전통 혼례 복장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두마리의 사자탈을 뒤집어쓴 이들이 행렬의 앞에서 행인들에게 재롱을 피우며 길을 마련하고, 화려한 장식을 한 노란 중국식 복장을 입고 가마 위에 앉은 신랑과, 붉은 옷을 입고 가마 속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신부를 앞세우고 혼례 행렬이 거리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시끄럽게 틀어 놓은 스피커에서는 중국 음악이 계속 흘러 나왔고, 가는 중간중간마다 소형 폭죽을 길거리에 터뜨리기도 하고, 카라멜이 들어있는 작은 선물주머니를 나눠주기도 하는 모습이 흡사 영화 속에서 가끔 보았던 중국 혼례 행렬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다.

 거리 끝까지 퍼레이드는 계속 이어졌고, 잠시 조용한가 싶더니 잠시 후 다시 행렬이 방향을 바꾸어서 원래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처음 행렬을 접했던 근처에 오자 행렬이 멈추었고, 중국 음악도 멈추었다. 그리고 마이크를 통해서 행렬의 사회자로 보이시는 분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지금부터는 포토 타임이니까, 마음대로 사진을 찍으셔도 됩니다. 신랑, 신부하고도 사진을 찍어도 되고 마음 껏 사진을 찍으십시오."

 그렇게 포토 타임이 시작되었고, 여기저기서 행인들이 모여들면서 가마에 타보기도 하고, 혼례 행렬이 들고 다니던 짐을 대신 들어보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인기 있었던 것은 행렬 앞에 있던 사자탈을 쓴 아이들과 신랑과 신부 역할을 맡은 모델들이다.
 
 여자들은 한 번씩 가마 안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으며, 나도 이 때다 싶어서 신랑이 타는 가마에 앉아서 신랑 역할을 했던 모델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신랑 역을 맡은 모델도 여자였다.



 포토타임이 끝나고 나서는 '공화춘' 앞에 임시 혼례처를 마련하여 혼례식을 재현하기도 하였다. 관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진행된 '중국 전통 혼례 시연'행사에서는 관객들의 호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간간히 이벤트를 진행해서 주변 음식점들의 쿠폰을 나눠주었는데, 괜찮은 것은 4~5만원이 넘는 요리 쿠폰도 있어서 굉장히 탐이 났다. 몇 번 쿠폰을 타기 위해 도전하려고 했으나 결국엔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게 행사가 끝나고 나니 슬슬 배가 출출해졌다. 사실 이 곳 차이나타운에 오기 전에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어떤 맛집들이 있는지 몇 군데 알아둔 곳이 있었다. 이제 그 곳으로 갈 차례다.

☞ 2편에서 이어집니다.

 

  1. 표준어는 '자장면'이라고 하지만, 입에 와닿는 단어가 아닌지라, 이 글에서는 '짜장면'으로 통일하여 표기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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