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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3월 14일은 파이(PI) 데이

파이의 즐거움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데이비드 블래트너 (경문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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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3일 전부터 시내의 상점에서는 한 달만에 다시 찾아온 대목을 잡기 위해 가게 밖에 큰 문구를 내걸고 사탕이며 초콜릿을 예쁘게 포장해 내놓고 있다. 바로 수년 전부터 일종의 연례 행사처럼 자리 잡은 이른바 '화이트 데이(White Day)' 때문이다.

 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St. Valentine's Day)'에 사랑하는 여자로부터 초콜렛을 선물받은 남자가 그 마음을 받아주는 의미로 한 달 후인 3월 14일에 주로 사탕을 답례로 선물하는 날이 바로 화이트 데이인 것이다.

 '성 발렌타인(Saint Valentine)'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발렌타인 데이 정도는 연인들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고 하면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선물하는 대상을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어 국적불명의 화이트 데이까지 꼬박 꼬박 챙기는 것을 보면, 기업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우리 나라에서 이처럼 연인 사이의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정착되어진 화이트데이를 기념하고 있는 3월 14일을 외국에서는 전혀 다른 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바로 '파이 데이(Pi Day)'라고 불리우는 행사인데, 수학에서 원주율을 나타내는 π(pi)의 근사 값이 '3.14159'인 것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기념일이다. 원주율은 원 둘레와 지름의 비율을 말하는데, 프랑스의 수학자 '자르투(P. Jartoux)'가 최초로 고안했다고 한다.

 파이는 수학을 배우면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무한소수(끝이 없는 소수)라는 점 때문에 많은 수학자와 일반인에게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다보니 끝이 없는 숫자를 많이 찾고 외우려는 시도가 계속 있어왔고, 최근에는 컴퓨터의 도움으로 소수점 이하 1조 자리가 넘는 숫자가 찾아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2005년에 중국의 차오루라는 청년이 소수점 이하 6만 7000자리가 넘게 외워 기네스 기록에도 올라가 있다.

 이처럼 일반인의 많은 관심을 받아온 파이를 기념한 파이데이는 90년대부터 미국과 유럽의 명문대학들의 수학과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작은 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하다가 지금은 어느 정도 공통된 틀이 잡혀가고 있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수학인들은 3월 14일 하루를 파이데이로 기념하지만, 조금 더 엄격하게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3월 14일 1시 59분에 맞추어 기념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파이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책을 한 권 소개하려고 한다. 데이비드 블래트너가 지은 <파이의 즐거움(한영덕 역)>이라는 책인데, 파이의 관한 글을 읽으며 수학사에 대해서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책의 첫 속지부터 책 중간 중간 비는 공백을 거쳐 책 마지막 속지까지 파이의 값이 나와 있다는 것. 무모한 도전을 즐기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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