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미국 미술의 역사를 한 눈에, Art Across America - 국립중앙박물관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나서 유럽인들의 무대는 이른바 전 세계로 확대되게 되었고, 그들의 무대가 확장되면서 자연스레 문화까지도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서 퍼져나가게 되었다.

 유럽에서 건너 온 정착자들에 의해서 신대륙 속에 하나 둘씩 정착된 유럽 문화는 세월이 흘러 가면서 그들만의 문화로 변화 및 고착되어 새로운 땅에 자리잡게 되었다. 하지만 약 500여 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 때문인지 우리는 그들의 비교적 현대적인 문화에만 주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유럽의 미술 역사에 대한 관심에 비해서 신대륙의 미술 역사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이집트, 터키, 그리스 등 전 세계 각지의 문명을 국내에 소개해왔던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신대륙에서도 국내 일반인들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미국의 미술사를 국내에 소개하고 한 자리에서 정리하는 전시를 마련하여 진행 중에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진행하는 '미국 미술 300년' 전시회에서는 미국이 아직 영국의 식민지이던 18세기의 미술 작품부터 시작해서 앤디워홀로 대표되는 20세기의 작품들까지를 소개하면서 미국 미술의 전개 과정을 한 자리에서 정리해서 볼 수 있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미술에 대해서 소개하는 전시 중에서는 거의 국내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전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전시를 위해서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LA카운티 미술관 등에서 약 170여 점의 작품들을 대여하여 전시 중에 있다.



메리 맥유인과 에밀리 맥유인, 토마스 설리(1823), 미국 LA카운티미술관


 유럽에서 건너간 문화가 현재 미국 문화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기에 초창기 식민지 시절에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화풍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점차로 미국 미술만의 특징으로 변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은 유럽 미술의 역사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전시 구성은 총 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18세기 응접실의 모습과 함께 초기 정착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아메리카의 사람들'을 시작으로 서부 개척 시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동부에서 서부로', '삶과 일상의 이미지', '세계로 향한 미국', '미국의 근대', '1945년 이후의 미국미술'로 구성되어 있다.


북부 행상인, 토마스 워터맨 우드(1872), 테라미국미술재단 소유


 초창기 아메리카 대륙의 사람들에서는 조지워싱턴의 초상화를 비롯하여 유럽에서 건너간 개척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서부 개척 시대의 모습들, 그리고 마치 '톰 소여의 모험' 같은 작품 속에서 등장할 것 같은 풍경들, 미국인들의 삶의 모습들을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근대 이후의 미술에서는 우리가 그나마 미국 미술의 역사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작가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미국 근대 여성 작가였던 '조지아 오키프', 마치 물감을 그냥 여기저기 생각없이 흩뿌린 것처럼 보이는 카오스적인 그림의 대표주자 '잭슨 폴록', 그리고 상업 미술의 대표주자라고 일컬어지는 '앤디 워홀'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국의 미술 역사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13년 5월 1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 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저녁 늦게까지 전시가 연장되니 여유를 갖고 차분한 관람을 원할 경우에 이용하면 편리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이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