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해외 여행

[포토에세이] 프라하성의 야경



 햇살이 빛나고 있는 낮의 풍경과 어둠이 내려앉은 밤의 풍경 중에서 어떤 것이 더 마음에 드냐고 하면, 오래 생각해보지도 않고 바로 낮의 풍경을 고른다. 사물의 본래의 모습을 온전한 자연광으로 볼 수 있는 낮의 풍경이 더 마음에 가는 것은 아무래도 오랜 시간동안 사리 분별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연스럽게 학습되어버린 영향이 있지 않나 싶다. 어쩌면 빌딩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 익숙해져있는 도시의 야경은 그저 전망 좋은 창가에서 바라보며 술 한잔 하기에 적당한 배경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야경을 즐기지는 않지만 지금껏 겪은 중 인상 깊은 야경을 꼽으라면 주저 않고 프라하의 밤을 얘기할 수 있다.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온 고즈넉한 건물들이 은은한 조명을 받으며 뽐내는 자태와 그 풍경들 속에서 사랑을 주고 받는 연인들, 그리고 다시 이 모든 풍경을 비추며 흐르는 블타바강의 모습까지 조화를 이루는 프라하의 야경. 사람, 자연, 건축이 하나가 되어 뽑내는 우아한 자태는 잊지 못할 추억을 가슴 속에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