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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ary

내 인생 기억나는 실수담 : 면접에서의 실수

오늘은 그냥 갑자기 기억나는 실수담 하나.


예전에 사회생활을 처음하기 위해 회사에 들어가던 시절의 실수담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서류와 기술면접을 합격하고 나서, 임원진들을 만나는 인성 면접을 할 때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당시엔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 가량 놀고 있던 시절이었고, 취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에 인성면접에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는 바로 자기 소개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준비했던 비장의 무기를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기 소개에서 써먹지도 못하고, 결국 면접 내내 식은땀만 줄줄 흐르고 있었죠. 그리고 면접은 어느덧 끝나버렸습니다.

바로 그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임원진들을 향해 손을 번쩍 들고 이렇게 외쳤습니다.

"나가기 전에 1분만 발언할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바로 양복 안 주머니에서 준비해왔던 모나미 볼펜을 꺼내서 볼펜 뚜껑을 분리했습니다.

"여기 볼펜에 들어 있는 작은 스프링은 보잘 것 없이 작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누르면 더 작아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작게 웅크린 스프링은 더 높이 뛰어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볼펜심에 끼워둔 스프링을 튕기며 볼펜 뚜껑을 높이 날렸지요. 멋지게 잡으며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지으려했습니다.

"지금의 저를 작은 스프링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더 높게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캬~ 지금 생각해도 멋있는 말인데....


문제는... 날려버린 볼펜 뚜껑과 스프링을 멋지게 잡았어야 하는데... 이 놈의 볼펜 뚜껑과 스프링들은 속절없이 임원들의 테이블을 향해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OTL


그래도... 준비했던 말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리고 다 같이 일어서서 퇴장하려는 찰나에... 멋지게 나갔어야 했는데...

제가 벌려 놓은 일을 수습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나가다 말고 면접장에 흩어진 분리된 볼펜들을 하나씩 주으면서 볼썽 사납게 퇴장하고 말았습니다. ㅋ


엘리베이터를 타고 대기실로 돌아오는 길에 함께 면접을 봤던 분들이 다들 힘내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날 너무 창피해서 집에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벌컥벌컥 마시고 집에 들어갔네요.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

창피한 면접의 기억을 갖게 해준 바로 그곳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답니다.

시간이 지나니 창피한 기억도 다 추억이 되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