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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ary

백로, 그리고 잠자리


 회사와 기숙사 사이에 난 좁은 오솔길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면서 걷기에 딱 안성맞춤인 곳이다.

 도시에서의 회사 생활을 부러워하면서도, 이 곳 시골 구석에서의 회사 생활을 한 가지 자랑하라면, 회사가 아닌 바로 이 곳의 자연을 자랑하고 싶다.

 도심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상쾌한 풀 냄새.

 특히나 이번처럼 야간 근무를 마치고 이른 아침에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크게 숨을 들이 마시면  어찌나 상쾌한지...


 이 오솔길을 걷는 데에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바로 길 양쪽에 나 있는 논과 개울가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들을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

 특히 개울가를 자주 찾아 오는 백로가 물 속에 발을 담근 채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꼭 한 번 사진으로 담아보고 싶어하는 풍경 중 하나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적당한 망원 렌즈가 없기에 표준 줌렌즈를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찍는데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엔 기필코 물고기를 낚시하는 모습을 찍고 말리라 하고 천천히 다가가면, 언제 알아차렸는지 어느 새 먼 쪽으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그래서 결국 건진 사진은 날아가고 있는 순간에 포착한 사진 한장.

 그 대신 자연스럽게 모델이 되어 달라는 듯이 내 주변을 어슬렁 거리던 잠자리 한 마리를 얌전한 체로 찍을 수 있었다. 다른 잠자리들은 모두 짝짓기를 하고 있는데, 혼자서만 이미 짝짓기를 끝낸건지 ,아니면 아직 구하지 못해 심술이 났는지 전봇대에 붙어서 얌전히 쉬고 있는 것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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