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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1)

2009. 08. 22.
티벳인들의 삶과 여정을 따라서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1)



 차마고도(茶馬古道), 한자를 있는 그대로 풀이하면 '차와 말이 다니던 옛날 도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길. 들어본 듯 하면서도 정확하게 어디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곳, 그래서 조금은 낯선 이 곳, 바로 '차마고도'이다.

 흔히 '고대의 길'하면 떠오르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만한 것이 '실크로드'일 것이다. 중국에서 서역에 이르기까지 비단 장수들이 오가며 개척한 교역로 '실크로드'. 하지만, 실크로드 외에도 중국에는 중요한 교역 길들이 몇 가지 더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티베트인들이 차와 말을 교역하기 위해 다니던 길이 '차마고도'이다.

티베트와 쓰촨성, 그리고 원난성을 잇는 고대의 길 '차마고도'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

차마고도 여행자의 리더 '마궈토'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6월 16일부터 상설전시관에서 '차마고도 특별전'을 기획 전시하고 있다. 8월 3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존의 다른 특별전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전시를 하고 있는데, 이른바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기법을 활용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차마고도를 여행하는 장사꾼들의 리더 '마궈토'의 고단한 교역 여정과 그의 인생 여정을 따라가는 형태로 전시 순서가 구성되어 있다.

 채소가 나지 않는 고산 지대에서 생활하는 티베트인들이라 그들에게 있어서 '차(茶)'는 부족한 수분 공급등을 위한 귀중한 자원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차'를 구하기 위해서는 중국 서쪽에 위치한 티벳에서 출발해 중국 남쪽에 이르는 원난성에 이르는 길고 긴 거리를 다녀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원난성이 주산지인 중국의 '보이차' : 티벳인들은 차를 구하기 위해 차마고도를 오갔다.


 차마고도를 오가는 교역상들이 말에 치장을 하는 장식들이 눈여겨 볼만한데, 말 얼굴에 치장해주는 장식의 경우 말의 얼굴 모양과 흡사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신기한 듯 했다. 말에는 이러한 얼굴 장식 외에도 목에 메는 방울도 있었으며, 포악한 산짐승들로부터 말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서 말 목에 메어 주는 가시 같은 목 보호대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교역상들에게 있어서 말은 오늘 날 '차(車)'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시 여겼다는 것을 이러한 장식물을 통해 알 수가 있다.

말 얼굴 장식

말 안장, 방울 및 목 보호대



 말의 복장뿐만 아니라 또 눈여겨 볼만한 것은 바로 교역상들인 '티벳인'들의 복장인데, 티벳은 우리가 흔히 '라마교'로 알고 있는 일종의 불교가 그들의 신앙이자 생활이다. 따라서 그들의 복장 및 생활에 있어서 많은 부분 '불교'와 관련된 것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그들은 여행을 할 때에도 작은 불감들을 가지고 다니는데, 그들의 목에 메어 있는 네모난 상자 안에는 작게 조각된 불감이 들어 있다고 한다. 불감 뿐만 아니라, 몸에 하고 있는 온갖 종류의 장신구들도 일종의 부적의 효과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한다.


차마고도를 오가는 티벳인들의 복장



┃히말라야를 넘나드는 소금 교역

방한용 양가죽 옷

 티베트는 어느 면으로 보나 사람이 살기에는 굉장히 척박한 환경임에 틀림이 없다. 고산지대인데에다 건조한 기후라 곡식도 잘 자라지 않는다.

 그런 그들에게 자연이 내려준 선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티베트 서쪽에 위치한 창탕고원에 있는 '소금 호수'. 옛날 바다였던 곳이 지각 변동으로 호수로 변한 곳으로 티베트인들은 이 곳에서 소금을 캐서 교역물로 이용한다.

 히말라야는 눈이 녹지 않는 추운 지대이다. 이 곳을 넘기 위해서 티베트인들은 말 대신 추운 고산 지대에 완벽히 적응한 '야크'를 이용한다.

 야크의 등에 소금을 잔뜩 싣고 히말라야를 건너 네팔에 가면, 그들이 가져온 소금은 곡식과 맞바꾸게 된다.

소금을 나르던 주머니

 차(茶)와 말을 바꾸기 위해 다니던 길, 소금과 곡식을 바꾸며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교역을 해야만 했던 티벳인들이 오가던, 그들의 삶이 녹아있는 길이 바로 이 곳 '차마고도(茶馬古道)'인 것이다.

 티베트에서 중국 원난성까지, 그리고 다시 티베트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까지 왕복하는 고단한 여정을 마친 '마궈토'가 이제는 꿈에 그리던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