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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ary

부분일식 촬영 (2010.1.15.)

오늘은 간만에 일식 현상이 관측되었다.
몇 몇 나라에서는 금환일식으로 관측되기도 한다는데,
우리 나라는 해질녘 서쪽 하늘에서 관측된다고 했다.

마침 저녁 찬거리 등을 사러 마트에 나갈 일이 생겼다.
해질녘이라 다른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맨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섰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오니, 4시 40분.
예보 상으로는 이때 쯤부터 일식이 시작된다고 했는데, 맨눈으로는 잘 관측되지 않았다.

집을 향해서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4시 50분이 조금 넘어서 다시 관측을 시작하자 태양의 오른쪽 아래부터 달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육안으로도 살짝 보이긴 했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보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노출을 최소로 낮추어서 찍어 보았다.




집으로 향해 걷다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대기하면서 다시 관측을 해 보았다. 시간은 5시 5분.
노출 보정 없이 찍었더니 주변이 너무 환하게 나왔다.
달은 이미 태양의 아랫 부분에서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서둘러서 집에 도착하니 5시 15분.
일식도 상당히 진행이 되어, 태양의 4분의 1정도를 가리고 있었다.




5시 18분.



이번엔 노출 및 배율을 다르게 해서 찍어 보았다.





5시 21분. 우선 전체적인 줌 아웃해서 전체적인 풍경과 함께.



이번엔 확대해서, 노출도 줄이고...



다시 노출을 조금 올려서 한 컷!




시간이 조금 더 흘러서 이제 5시 29분이 되자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기 시작하고 있다.




한 번 서산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넘어간다.
5시 30분이 되자 마치 초승달이 지는 모양처럼 태양의 상당 부분이 가려져 있었다.
일몰이 조금만 늦어졌더라도 태양이 더 많이 가려지는 부분을 볼 수 있었을텐데 너무 아쉽다.




5시 31분.
이제 달의 모습은 산 뒤로 가려지고 태양의 윗 부분만 남아서 일식인지 아니면 단순한 일몰인지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자연과학을 공부한 사람이지만, 이런 현상을 직접 보는 것은 이성적이기 이전에 감성적으로 무언가 특별한 느낌을 가져다 주는 것 같다. 마치 태양과 달이 지구 근처 가까운 곳에서 떠 있다는 느낌 마저 갖게 되었다.

특히 이번 일식 관측은 해가 질 무렵 관측되어서 특별한 관측 기구 없이도 맨 눈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런 감흥을 가져다 주는 데 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추가로 여담이긴 하지만, Zuiko Digital 40-150mm Lens를 구입해서 배송이 된 게 이틀 만이다. 다행히도 이번 일식 촬영에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아직 렌즈와 익숙해지지도 않았는데, 나의 사진 실력 대비 괜찮은 사진을 얻어낸 것 같았고, 특히 다음 일식까지는 2년 가까이 기다려야 된다고 하니 당분간 없을 일식 사진을 얻어낸 것에 나름 만족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