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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범죄자는 내 손으로 직접 - 데스노트


데스노트
감독 카네코 슈스케 (2006 / 일본)
출연 후지와라 타츠야, 마츠야마 켄이치, 세토 아사카, 카시이 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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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쉽게 악해질 수 있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던가. 또 옛날의 어떤 이는 인간을 태어날 때부터 악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자라면서 점점 순화되어 가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처럼 인간의 성품이 악하거나 쉽게 악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전 부터 계속되어 왔다. 지금도 전 세계에 어느 곳에선가 벌어지고 있는 폭력, 살인, 성폭행, 절도 등의 범죄는 물론이고, 인간의 전쟁 역사를 살펴보아도 쉽게 인간의 성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러한 인간의 성품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이라는 것을 사용해 왔다. 법에 어긋나는 일을 저지를 경우에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함으로써 위압감을 주어 범죄를 경감시키고자 하는 것이 원래의 취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죄의 무게가 아주 무거울 경우, '법'은 범죄자에게 '사형'이라는 형벌로 목숨을 앗아 버린다.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같은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것은 선인가? 악인가? 사형 제도와 맞물려 생각했을 때 그리 쉽게 결정 지을 수 만은 없는 문제이다.

 주인공 '라이토'는 법관을 꿈꾸지만 '데스노트'를 손에 쥐는 순간부터 자신이 직접 범죄자를 처벌하기에 이른다. 물론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서 범죄자가 아닌 수사관들과 심지어는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게 되지만, 애초에 취지는 범죄자들을 데스노트의 힘을 빌려 직접 죽이자는 것이 목표였다.

 영화는 '데스노트'와 '사신'이라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지만, 원론적인 문제를 짚어 보자면, 앞서 말한 사형제도의 찬반 문제와 접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중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한 '사형 제도'와 범죄인을 죽이기 위한 '데스 노트' 이 둘은 유사하게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범죄인을 스스로 척결하고자 하는 라이토의 선택은 선인가? 악인가?

 영화 속에서 라이토는 자신의 신변이 위협당한 순간부터 범죄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죽이게 되면서 분명히 '악'의 길을 걷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의 그 취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범죄자로서 일반인의 목숨을 빼앗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고, 재판관으로서 또는 사형 집행관으로서 범죄자를 사형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일까? 다시 한번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에 대해 심사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