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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다 보면, 어느 순간 '살자'가 된다고 한다.
절망에 빠져 삶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삶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 중 몇 몇은 끝내 삶을 포기해버려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곤 한다.
여기 굉장히 독특한 가게가 하나 있다. 이름하여 '자살 가게' 집안 대대로 자살 용품만을 취급하여 사람들의 자살을 돕고 있으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살한 유명인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 모두가 삶을 비관하며 언젠가는 자살할 꿈을 꾸고 있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부모의 실수로 막내가 태어나고 마는데, 웃음이라고는 눈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던 가족들을 향해 태어나자마자 지은 미소는 부모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그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 '알랑'이다.
시종일관 어둡던 그의 집안과 마을은 알랑의 활약으로 조금씩 변해가게 되고, 어느 순간 '자살가게'는 희망의 가게로 바뀌어 가게 된다.
알랑의 행동을 보고 있으면, 그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면서 어쩜 그렇게 티없이 자라날 수 있는지 의문이 저절로 든다. 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장 환경을 탓하며 비관적인 태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비추어 보면, 밝고 긍정적인 모습의 알랑이 대견하기까지 하다.
그런 알랑의 노력으로 가족 모두가 희망 가득찬 모습으로 바뀌게 되자 알랑은 아무런 미련 없이 미소만 남기고 가족의 곁을 떠나고 만다. 어쩌면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의 마지막 구절은 깊은 여운을 남겨 준다.
'자살'이라는 단어가 어쩌면 거북감을 줄 수도 있지만, 이제 현대인들에게 그리 낯선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 속에서 현대인들은 늘 쓸쓸함과 고독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런 고독감과 쓸쓸함은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의 가장 큰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나 역시 같은 경험으로 아까운 후배 둘을 잃어버린 기억이 있기 때문에 '자살'하는 이들을 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아무리 삶이 힘들더라도 죽을 용기로 살아간다면 못할 일도 없을텐데...
힘들고 우울함에 빠져있다면, 이 책 '자살가게'를 읽고 나서 마음을 다잡아 보기를 권하고 싶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 그네'도 함께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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