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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구성을 그대로 패러디한 책이다. 다만 다른 점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강조하는 것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자신을 발전시키자는 것인 반면에, '누가 내 치즈를 잘랐을까?'에서는 변화에 대응하는 자세보다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경쟁자를 비난하고 견제할 궁리를 하고, 상급자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어찌 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충고이기는 하지만, 읽고 나서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은 것은 아무래도 패러디의 형식을 이용해서 유명한 책의 아류로 뜨고 싶어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책의 종반부에서 직접적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비난하고 있는데, 본문 98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 그는 자신이 벽에다 적었던 모든 글들에 대해 생각했다. 각각의 글들을 장 제목으로 사용한다면, 실제로 몇 페이지 이상을 쓰지 않고도 짧은 소설을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벽에다 글을 적었다.
매 페이지마다 새로운 장 제목을 달면 짧은 분량의 책을 쓰는 것이 한층 더 쉬워진다.
바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구성을 비난한 것이다. 적은 분량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 중간 중간마다 큰 치즈 그림과 함께 한 두줄의 글이 적힌 페이지를 남발한 구성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지만, 그러는 이 책(누가 내 치즈를 잘랐을까) 역시 이미 나온 책의 구성을 그대로 빌려서 너무 쉽게 책을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읽고 나서도 크게 감명을 느낄 수가 없는 책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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