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생각을 고쳐 먹기로 했다. 조금 늦을 때마다 '너무 일찍 나왔군'하고 스스로 달래는 것이다. 다음 배편이 내 차례인데 미리 나왔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시간을 빼앗긴 데다 마음까지 빼앗긴다면 손해가 너무 많다. 법정, 『무소유』,「너무 일찍 나왔군」中 |
옛날 어느 마을에 두 명의 농부가 같은 크기의 밭을 갈고 있었다. 둘은 일하는 속도도 비슷하여, 점심 떄쯤 되자 두 명 모두 절반씩 밭을 갈아 놓은 상태였다.
한 농부는 "밭을 절반밖에 못 갈았네... 어휴 저 많은 밭을 언제 다하지?"하며 한숨을 쉬고 있었고, 또 다른 농부는 "벌써 밭을 절반이나 갈았네... 조금만 더 하면 되겠군."하며 흐뭇해 하고 있었다.
- 옛날 이야기 중에서 -
어렸을 때 한 번씩은 들어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과연 저 이야기 속에서 두 농부 중에 누가 더 행복했을까요? 굳이 말하지 않아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농부가 훨씬 더 행복할 것이라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같은 상황과 사물을 가지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은 다르게 마련입니다. 그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느냐 부정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이후에 가지는 느낌은 확연하게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반 밖에 못 갈은 밭'을 보고 있는 농부는 나머지 밭을 갈면서 너무나도 지루하고 힘든 일을 해야하는 반면, '반 씩이나 갈은 밭'을 보고 있는 농부는 나머지 일도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윗 글에서 법정스님은 놓쳐버린 배를 보며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다음 배를 생각하며 "너무 일찍 나왔군"하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마음의 여유까지 뺏기는 우를 범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각박해진 세상 속에서 인간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빼앗기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럴수록 초조해지고 불안해지기 마련이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애초에 태어날 때,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았듯이, 운이 좋아서 지금 소유하게 된 것들을 조금쯤은 돌려준다고 생각해보면, 오히려 잃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내주어야 되는 것을 이제서야 주는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도 굉장히 운이 좋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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