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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말 많은 이집트 지식여행 by 시바사키 미유키

어린 시절에는 미스터리를 너무나도 좋아했다. 유에프오를 찾겠다며 동네 밭에 있는 원두막에서 자정까지 이불 덮고 기다리기도 했고, 피라미드 에너지 효과를 보겠다고 빨대로 만든 피라미드에 우유를 뒀다가 썩히기도 해봤다.

그 중에서도 이집트 피라미드와 미라 이야기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불러오는 대상이었다. 크면 꼭 피라미드를 직접 보겠노라고 다짐했건만 아직까지 실천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이집트 상형문자에 관심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레 이집트 역사에도 관심이 생겼다.

이집트 역사 이야기를 만화로 쉽게 읽기위해 선택한 책.

말 많은 이집트 지식 여행.

표지에 그려진 그림이 마치 피라미드 안에 그려진 그림처럼 시선을 확 잡아끈다.
마치 엎드려서 벌 받는 듯한 자세의 정체는 책의 앞 부분에서 바로 밝혀진다.


책은 크게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편, 인간편, 기행편, 역사편, 스핑크스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다.

신화편에서는 이집트 신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집트의 신화는 그리스 신화처럼 정돈된 느낌보다는 스토리가 이리저리 뒤죽박죽인 느낌이다. 신의 모습이 여러 형태인것은 기본이고, 출신 및 신들의 관계도 기본적인 틀은 있으나 맞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는 느낌이었다.

뭐랄까, 각 지역별로 모시던 각자의 신들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스토리로 합치지 못하고 그때 그때 필요나 편리에 따라 신화를 제 멋대로 만든 느낌이었다.
하기야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가 이집트 신화라고 하니 정돈이 안 되어 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참고로 표지에 그려진 엎드려서 벌받는 듯한 그림은 이집트 천공의 여신 '누트'를 그린것으로, 대지의 신 '게브'와의 사이가 너무 좋은것을 염려하여 다른 신이 둘 사이를 갈라놓아서 그러한 형태로 그려지고 있는것이라고 한다.

책의 두 번째 부분인 인간편에서는 이집트와 관련된 사람들을 한 명씩 소개하고 있다. 주로 이집트에서 발굴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역사를 기록했던 사람, 그리고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틀을 마련한 천재 언어학자 '샹폴리옹'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나 최근 이집트 상형문자에 관심이 있던터라 샹폴리옹의 이야기는 더욱 관심있게 읽었다.

그동안은 로제타스톤이 샹폴리옹이 상형문자 해독하는데 가장 도움이 된 유물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다른 유물들이 더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의 세번째 부분인 기행편은 지은이가 이집트 여행했던 이야기를 수록하였는데, 구성이 어수선하고 굳이 불필요하게 책에 끼워넣은 듯해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이다.

차라리 글쓴이의 여행 이야기로만 책 전체를 구성하면서 더 짜임새있게 했더라면 훨씬 훌륭한 여행기가 되지 않았은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네 번째 부인 역사편은 이집트 고대 왕조의 역사를 제1왕조 시대부터 순서대로 설명하고 있다.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이라 그런지 내용 자체가 어렵고 헷갈리기도 했지만 (특히나 사람 이름들이 몇 백명은 족히 나온 듯하여 더 헷갈린다.) 이런 부분을 나름 쉽게 설명하겠다고 만화적인 요소로 설명하는 것이 내게는 더욱 헷갈리고 정리되지 않은 데이터들을 뭉텅이로 던져놓은 느낌이라 책을 읽는데 있어서 더욱 방해만 된것 같다.

그래도 나름 짧게나마 역사 이야기를 훑어서 설명해 주기에 본격적인 역사책 찾아 보기전에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책의 마지막은 스핑크스 이야기로 기자의 3대 피라미드 앞에 세워진 거대한 스핑크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집트 역사를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기 전에 가볍게 읽어보기 위해 선택한 책인데 꽤나 도움은 된것 같다.

다만, 앞서 언급한것처럼 기행 이야기를 별도의 책으로 따로 빼내었다면 조금은 더 괜찮은 책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