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세계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있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 사이공', 그리고 '레미제라블'
사실 4대 뮤지컬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엄밀히 말하면, '카메론 매킨토시'라는 제작자가 성공시킨 대표적인 4가지 뮤지컬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여하간, 위의 네 가지 작품들은 수 많은 뮤지컬 작품들 속에서도 명성을 이어오면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랑을 받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2011년까지 4개의 작품 중에서 3개의 작품이 한국어 버전으로 정식 라이센스를 얻어 공연을 펼쳤고, 나머지 하나의 작품이었던 레미제라블이 2012년 드디어 첫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을 하게 되었다.
'레미제라블'의 열기
사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워낙 유명한 고전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터라 어느 특정 시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좀 무색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동용 소설로 '장 발장'이라는 극중 인물 이름을 제목으로 하여 소개되기도 하였고, 이미 수 차례 영화나 연극 등으로 각색되어 전 세계에 알려져있던 레미제라블.
앞서 말했듯이 2012년에 국내 뮤지컬 무대에 처음으로 정식 한국어 버전이 소개되었고 (그것도 1985년 런던 초연 이후 무려 27년만이다), 국내 피겨의 여왕 김연아가 다시 올림픽 무대를 향해 복귀를 하면서 가진 첫 국제 무대에서 프리 종목에 선택한 음악이 바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노래였다.
그리고, 현재 박스오피스에서 수위를 다투는 작품이 바로 영화 레미제라블이다.
극장에서 뮤지컬의 감동을...
이번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은 그동안 영화화되었던 작품과는 다르게 뮤지컬을 토대로 만든 '뮤지컬 영화'이다.
또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에 참여를 하여, 실제 뮤지컬을 영화로 옮겨 놓듯이 연출을 하였다.
그러다보니 사전에 뮤지컬 영화인 것을 모르고 관람한 관객 중 일부는 오히려 일반적인 영화가 아니라서 실망을 하기도 했다는 반응이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뮤지컬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레미제라블은 감동일 뿐이었다.
이번 영화의 출연진들 또한 나름 화려하다. 장발장 역에 '휴 잭맨', 판틴 역에는 '앤 해서웨이', 장발장을 추격하는 경찰 자베르 역에는 '러셀 크로우', 그리고 코제트 역에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까지... 나름 한 두명만 출연해도 충분히 다른 영화에서 주축이 될 배우들이 이렇게 우루루 나오니 그저 영화 팬으로서 반가울 수 밖에.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 배우들이 뮤지컬 영화를 소화할만큼 충분히 노래 실력이 괜찮았다는 것이다. 휴 잭맨의 노래 솜씨는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어서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러셀 크로우가 뮤지컬을 잘 소화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칼 쓰던 글래디에이터가, 활 쏘던 로빈후드가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며 역할을 소화해낼 줄이야. 개인적으로는 러셀 크로우의 재발견이었다.
영화는 뮤지컬의 노래들로 이야기가 꾸려져 나가면서도 뮤지컬로 봤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효과들을 얻을 수 있었다.
뮤지컬에서는 관객이 무대를 바라보는 평면적인 시선에서 관람을 했을텐데, 영화로 꾸며지면서 배경 전환 속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여러가지 시각으로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고, 특히 주인공 얼굴 표정 하나하나에 더 주목할 수 있게 되는 점이 뮤지컬과는 다른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뮤지컬 팬이다보니 영화 중간에 멋진 노래가 하나 끝나고 나도 모르게 손이 움찔하면서 박수를 칠 뻔 했다. 뮤지컬과 달리 화면 전환에 있어서 관객이 박수를 칠 시간을 줄 리도 없거니와 모두가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는 극장이라는 장소적 조건이 아니었다면 분명 박수를 쳤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가 모두 끝나고 나서는 일부 관람객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민중의 노래가 들리는가?)
레미제라블의 노래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이라는 곡이다.
민중의 봉기를 이끄는 왕실 반대 저항 세력들이 부르는 합창곡인 이 곡은 처음에 한 두명으로 조용히 시작하다 점점 장중한 합창으로 변하는 곡이다.
극 중에서 결국엔 실패로 끝나고 말지만 부패한 현실 정치에 맞서 일어서려는 이들의 마음을 노래로 표현한 곡인데, 마치 듣고 있으면 내가 당장이라도 저 현장에 나가야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그런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작품 도중에 나올 때보다, 영화가 끝날 부분에 장발장이 죽고 난 다음에 다시 울려퍼질 때가 더 마음을 울리게 만드는 것 같다.
영화의 배경인 '프랑스 6월 항쟁'은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고 약 40여년이 흐른 후에 일어난 실패한 혁명이다. 우리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에 프랑스에서는 시민의 권리가 대폭 향상되고 모든 것이 민주적으로 변했다고 착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영화 속 배경의 6월 항쟁처럼 수 없이 많은 시민들이 그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항쟁했고, 그것이 지속되어 현재의 시민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 우리의 위정자들도 민중들의 소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민중들 역시 끊임없이 자신들의 소리를 외쳐야 한다는 것을. 민중들의 소리가 모이고 모이면 언젠가는 조금씩 세상은 바뀌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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