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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전시회/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기자

피와 땀으로 한반도를 그리다! - 대동여지도 150주년 기념전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에 위치한 테마전시실.

박물관을 찾을 때마다 색다른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는 이 작은 전시 공간이 얼마전부터 온통 지도로 가득차 있습니다.
 

바로 '대동여지도' 간행 150주년을 기념하여, 박물관에서 마련한 특별 테마 전시가 열리고 있기 때문인데요.

4월 26일부터 7월 24일까지 전시 예정인 특별 기념 테마전 '대동여지도 - 지도에 담은 동방의 큰 나라' 전시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고산자 김정호!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encyber.com)



 
전통적인 지도 제작의 집대성, 대동여지도

 


대동여지도보다 앞선 시대의 전통적인 지도들

 

본격적인 전시 소개에 앞서 혹여라도 대동여지도가 우리나라 최초의 지도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어서,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만, 대동여지도는 국내 최초의 지도는 아닙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대표적인 장점 때문에 그 이름이 널리 후세까지 남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그 이전 시대까지 존재하던 여러 전통적인 지도들 보다 훨씬 정교하고 상세하여 오늘날 지도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음.

- 대량으로 인쇄되어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목판인쇄물의 형태로 만들었음.

- 사용자가 휴대하기 편하도록 접이식 형태로 되어 있어 편의성과 실용성을 갖추었음.


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장점들이 더 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죠.

대동여지도의 우수함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지금 전시중인 테마전시회를 관람하시면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도에 평생을 바친 고산자 김정호
 
대동여지도의 제작자인 '고산자 김정호'는 정말 지도에 목숨 바친 사람이라고 표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의 최고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동여지도 외에도 그가 제작한 지도는 여러 가지가 전해지고 있는데, 모두가 대동여지도만큼이나 잘 만들었답니다.


김정호 최초의 전국지도 청구도



김정호가 처음 제작한 전국지도로 알려진 '청구도'는 지도와 지리지(지역에 대한 정보를 남긴 글)를 혼합한 형태의 지도입니다.

지도상에 그려진 모든 고을마다 사람의 수, 세금의 양, 땅의 면적 및 한성으로부터의 거리까지 표기해 두었으니, 이 지도 한 장이면 마을에 대한 위치 및 기록적인 정보들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실용적인 것이지요.


조선 후기 한양의 모습, 수선전도



조선 후기 한성의 모습을 그린 '수선전도' 역시 김정호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선'이라는 말은 서울을 말합니다. 따라서 한양의 전체 모습을 보는 지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에는 한강 위쪽이 서울의 경계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지도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서 한강이 어디 있는지는 한 눈에 찾으실 수 있겠지요?

 

끊임없는 수정으로 정교함을 추구하다.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편찬한 이후에도 끊임없이 정밀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의 경우에도 1861년에 초간본을 제작한 이후에 다시 1864년에 재간본을 발행하게 됩니다. 이 때 재간본을 발행하면서 발견된 오류들도 역시 수정되어 발행되게 되었지요.
 



대동여지도 초간본(위)과 재간본(아래) 표지


 

보통 대동여지도 같은 지도 하나만 만들어 내는 것도 정말 엄청난 일이라서, 일반인이라면 그런 작업이 완료된 이후라면 아마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은데요. 김정호는 다시 그 지도 속에서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내어 수정까지 했다니 정말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가 만든 대동여지도는 오늘날 실제 지도와 비교해 보았을 때에도 전혀 정교함에 있어서 뒤지지 않습니다.

다음은 대동여지도와 현재 지도를 비교한 모습인데요. 딱 봐도 대동여지도의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교 사진을 보면, 유독 한반도 동쪽과 북쪽이 실제보다 크게 그려진 감이 있는데요. 이건 아마도 한반도 동쪽에 주로 위치한 산맥들과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개마고원에 의한 고지대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상공에서 봤을때 같은 거리라도 경사진 곳을 오를 때는 더 많은 걸음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보다 많이 걸어간 것처럼 오차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억측입니다만...
 

어찌 되었든 인공위성이나 비행기가 전혀 없던 당시에 이 정도의 정교함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네요.

 

아파트 3층 높이의 대형 지도


사실 대동여지도 22권의 책을 모두 펼치면, 가로 3.8m에 세로 6.7m라는 어마어마한 크기가 됩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모습을 통째로 보려면 거의 아파트 2~3층 크기에 맞먹는 높이가 필요한 것이지요.


 
현재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테마전시실의 크기 때문에, 실제 대동여지도는 한반도를 세로로 3등분해서 전시되고 있습니다만,

대동여지도 150주년이라는 기념 전시이기 때문에 기왕이면 한반도 전체를 한 번에 붙여놓고 전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그 경우에는 너무 높아서 지도 윗부분을 보기에는 관람객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기왕이면 크고 기운찬 모습의 한반도 지도를 보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작은 욕심을 부려봅니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인쇄본과 목판 자료들, 그리고 그가 제작한 다른 지도들을 만나보시려면 7월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를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 옆에 위치한 테마전시실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