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흔히들 '끼리끼리 논다'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이 말이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자서전이나 전기를 읽다가 보면, 꼭 유명인은 또 다른 유명인의 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차후에 자료가 더 많이 모이고, 생각이 정리되면 긴 논문으로 써 보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시간은 아주 많이 걸리겠지만요. ^^)
오늘 소개할 책에서도 이와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화가 vs 화가!
바로 이 책은 미술사 속에 숨어 있는 화가와 화가 사이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답니다.
미술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해 보았거나, 미술 전시회를 그래도 조금이라도 다녀봤다는 분들이 한 번씩은 들어 보았을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까지 선별하여, 총 22명의 이야기가 책 속에서 펼쳐집니다.
화가 vs 화가. 고흐와 고갱 이야기는 물론이고, 일반인에게 조금은 낯선 화가들의 이름도 눈에 보입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는 '친구'의 관계를 유지했던 화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인상파의 거장으로 알려진 '마네'와 '모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나이를 뛰어 넘어 예술적 공감을 했던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이야기.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이자 동양의 기인 '백남준'과 서양의 기인 '요셉 보이스'의 이야기까지 실려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안겨주고, 활동하는 동안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우정을 쌓았던 동료들의 관계가 소개되어 있는 것이죠.
이름에서 'a'와 'o'의 차이 때문에 당대에도 회자되었던 '마네'와 '모네'의 이야기. 왼쪽이 마네의 작품이고, 오른쪽이 모네의 작품입니다.
반면, 2부에서는 화가로서 '라이벌' 관계를 유지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르네상스 시대의 두 거장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이야기.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천국의 문'이라는 부조 작품을 통해, 로댕이 '지옥문'을 만들도록 영감을 주었던 '기베르티'와 그의 라이벌 '브루넬레스키'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으며,
20세기 새로운 예술을 창조했던 두 명의 천재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의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제는 미술사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고흐'와 '고갱'의 이야기도 당연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화가로서 서로에게 영감을 주면서, 동시에 애뜻한 사랑을 키워갔던 연인 관계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영화나 연극 작품을 통해 비교적 많이 알려진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멕시코 혁명 운동을 펼친 동지이자, 평생을 서로의 사랑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연인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그리고 우리에게 '바보 산수'로 유명한 운보 '김기창' 화백과 그의 아내 우항 '박래현'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혁명가 동지이자 운명의 연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와 '프리다 칼로'.
'까미유 끌로델'이 '로뎅'을 향한 마음을 담아 제작했다고 알려진 "사쿤탈라"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소개된 작가들 개인의 이야기를 따로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두 작가들이 서로 만나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둘 사이 관계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마치 큐레이터가 작품을 보면서 재미있는 설명을 해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다 보면,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설명에 집중하게 되는 것처럼,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들게 됩니다.
특히 두 작가의 간단한 연표가 비교되어 있어, 서로의 삶을 간략하게 비교할 수 있게 해준 점은 간단한 아이디어이면서도, 에피소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말미에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용어나 시대상황을,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상식처럼 간략하게 정리해 놓아서 독자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역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풍부한 자료 사진과 구성까지, 어느 하나 흠 잡을 곳이 없는 교양서라고 생각되네요.
미술 전시회에 가기 전에 미리 읽어 보고, 함께 간 연인이나 친구에게 멋지게 에피소드 한 구절 설명하기에도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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