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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과 영화

누구에게도 말 못하는 소녀 시절의 비밀

굽이치는 강가에서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온다 리쿠 (노블마인,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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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년 시절을 떠올려 보면 누구나 하나씩은 아직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기 마련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별일도 아니라서 웃으면서 이야기 꺼낼 수 있는 비밀도 있을 것이고, 죽을 때까지 아무에게도 말 못할 그런 비밀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유년기 시절에 일어난 사건에 대해 청소년이 되어서 기억을 떠올려가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소년' 보다는 '소녀'들에게 더 어울리는 '우리만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소녀들이 각자의 입으로 유년의 기억을 떠올린다.

 책은 서술하는 방식에 있어서 네 명의 화자를 각기 기용하고 있다. 총 네 개의 장에서 네 명의 소녀가 각자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즉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사건을 바라보는 데 각자의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고, 독자는 새로운 장으로 넘어갈 때 마다 이전에 보았던 사물과 인물에 대한 시각이 달라져 있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다.

 장이 바뀜에 따라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바꿔가면서 일종의 '공간'적인 변화를 꾀했다면, 마찬가지로 장이 바뀜에 따라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시점이 변하는 '시간'적인 변화도 눈여겨 볼만하다.

 첫 번째로 이야기하고 있는 '마리꼬'가 먼 훗날 청소년 시절의 이야기를 회상하고 있다면, 두번 째인 '요시노'의 이야기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당시의 상황인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는 '가스미'의 이야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특이한 구성 때문에 독자는 책을 읽어가면서 자신의 추리를 여러 번 바꿀 수 밖에 없고, 그러한 점이 일반적인 성장 소설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갖고 있는 '비밀' 이야기. 그녀들의 어린 시절을 함께 들추어 보며 그녀들의 비밀을 함께 공유하는 재미를 느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