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 가까이 지난 일이긴 하지만..
지난 어버이날에 대학로에 가서 연극 한 편을 보고 왔었답니다.
그 날은 정말 바쁜 날이었는데요. 떡볶이 페스티벌 관람하고, 바로 이어서 주류 박람회에 갔다가 대학로에 가서 공연까지 관람하는 정말 빡빡한 스케쥴이었답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만 하면 참 정신 없는 하루였구나 싶네요.
어쨌든 그 날 관람했던 연극은 프란츠 카프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심판'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티켓은 신한카드 올댓컬쳐에서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예매하는 김에 참여했던 이벤트에 당첨되서 무료로 받았답니다.
이날 받은 자리는 한 가운데 맨 앞 줄!!
덕분에 배우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유심히 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을 많이 접해 보진 않았지만, '변신'도 그렇고, '심판'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무겁고, 심오하다는 느낌이네요.
연극을 보는 내내 던져주는 철학적인 메시지들은 조금 어려웠습니다.
전 관람하면서 원죄에 대한 의구심,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조롱이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흥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심오하고, 무거우면서도 연극을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더군요.
심지어 저 같은 경우는 바로 직전 스케쥴이었던 '주류 박람회'에서의 많은 시음 후라서 (다시 말해서 음주 후라는 얘기네요 ^^) 혹여 공연 보는 도중 졸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공연 내내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관객에 대한 흡입력은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웠던 분위기에 맞춘, 어쩌면 반전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결말이었습니다. 조금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
너무 간만에 괜찮은 연극을 보고 나왔는데, 한 달이 지난 후에 느낌을 쓰려니 그 때의 감흥이 많이 퇴색되었네요.
그래도 리뷰를 쓰는 이유는, 그 만큼 괜찮은 연극이었기에 남아 있는 감상이라도 긁어 모아 끄적거려 봐야겠다는 생각에 두서 없이 적어 보았답니다.
다음부터는 리뷰는 정말 제 때에 적어야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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