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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ary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학교를 모두 졸업하고 난 뒤라 더 이상 학교를 찾을 일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스승의 날을 챙기기가 예전보다 더 힘들어졌네요.

생각해보면, 스승의 날에는 항상 직전 과정의 선생님들이 많이 생각났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는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선생님들이, 그리고 대학에 가서는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기억에 남곤 했습니다.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지금은 아무래도 대학 시절 지도교수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연구실 다니면서, 괜찮은 논문 하나 쯤은 최고로 인정받는 국제 학술지에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연구실 생활을 하다보니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연구 성과도 변변치 않고, 졸업은 다가오고, 병역 의무 조차 끝내지 않은 상황에서, 박사 과정에 진학하기에는 너무 지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석사 과정을 끝마치기 전에 6개월 정도 휴학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결국엔 교수님을 찾아뵙고 생각을 말씀 드렸습니다.
처음에 기대하셨던 바가 크셨기에, 그렇게 초라하게 변해버린 나에게 질타라도 하실 줄 알았는데, 돌아온 대답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왜 휴학을 결심하게 되었느냐는 물음부터 시작하시면서 당신께서 도와주실테니 박사 과정까지 진학해서 뜻하는 연구성과를 얻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시려고 노력하시고, 해결책을 안겨주시려던 교수님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당시 한참 프로젝트 때문에 낮밤 없이 일하시던 것을 뻔히 알고 있던 나로서는, 당신보다 제자들을 생각하시는 교수님의 마음 씀씀이가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결국엔 형편없던 저를 이끌어 주시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일찍 졸업할 수 있도록 물심 양면으로 도와주셨던 교수님.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만, 사회에 나오고 나서는 쉽사리 찾아뵙지 못하고 있었네요.

교수님.
덕분에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고,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자주 찾아뵙진 못하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 갖고 있습니다.
처음 입사하고 나서 교수님께 감사의 메일을 보내 드렸을 때, 바로 보내주신 답장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가르침이지만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고맙다고 말씀해주신 교수님.
저에게는 부족함이 아니라 넘쳐나는, 오히려 저의 작은 그릇으로는 담지 못할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감사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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