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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여행

부산 여행기 (2) 용두산공원 일출




자갈치시장에서 빠져나와서 남포동역과 자갈치시장역 중간쯤에서 큰 길(구덕로)이 있는 곳으로 나왔다.
아직은 새벽이지만, 처음 도착했을 때에 비하면 제법 왔다갔다 하는 버스들도 있고, 사람들의 모습도 더 많이지기 시작했다.

큰 길을 건너서 골목쪽으로 걸으니 다시 큰 길가가 나왔다.
'광복로 패션거리'라는 이름의 거리는 새벽이라 아무도 없었지만,
길 양쪽으로 옷가게들과 음식점들이 쭈욱 늘어서 있는데다 거리도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서 낮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번화가인 것 같았다.

역시나 대충의 방향만 알고서 무작정 걷다보니 처음에 길을 잘못 들었는데
마침 어딘가로 바쁘게 가시는 아주머니 한 분께 길을 물었더니 아주 친절히 길을 알려주신다.

아주머니를 따라서 조금 걷다보니 용두산 공원 입구가 나왔는데,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할 것으로 생각했더니, 이게 웬 걸!
떡!하니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고 있었다.
아주머니께서 친절히도 에스컬레이터만 몇 번 타면 다 올라간다고 하시기에 무슨 말씀인가 했었는데...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진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을 줄이야~ @.@


공원까지 작은 등산로 같은 것이 있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지라 조금 서둘렀는데,
이렇게 되고보니 너무 일찍 올라온 셈이 되었다.
아직 해 뜨기 전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용두산공원의 야경을 조금 찍었다.

용두산공원 : 오른쪽의 종각과 뒷편으로 전망대가 보인다.


용두산공원의 종각


임진왜란에서 바다를 지키던 이순신 동상이 이 곳에 마련되어 있다.



사진을 조금 찍다가 일출을 마냥 기다리고 있으려니 춥기도 하고,
잠이 모자라서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전망대 같은 곳에 들어갈 수 있나하고 살펴봤더니
입장료를 내야하는 곳이었다. 거기에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매표소조차 문을 안 연 상태.

어쩔 수 없이 공원에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을 바라보며, 동트기를 기다릴 수 밖에...


슬슬 동이 터오는 듯한 모습


멀리 건물들에 켜져있던 불들이 하나 둘씩 꺼져가고 날은 점점 환해지고 있다.


멀리 보이기시작하는 바다의 모습.


해는 뜨지 않았지만 벌써 주변이 환해졌다.



시간이 지나고 주변이 환해졌는데도 해가 뜰 생각을 않는다.
아무래도 지평선 너머로 뜨는 일출은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 멀리 구름 사이로 붉은 기운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드디어 해가 뜨나?? 했는데...
그러고도 한참을 계속 붉은 기운만 보이고, 주변은 점점 환해지면서 멀리 바다가 슬슬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 구름사이로 붉은 기운이 강하게 올라올 듯 비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때 구름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아~ 드디어 해가 보이는 구나~하고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참 신기한게... 기다릴 때는 그렇게도 안 뜨던 해가 한 번 모습을 비치기 시작하니 참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사실 일출 자체를 본 지가 얼마만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항상 새벽에 정신 없이 출근버스에 올라서 잠시 자다가 눈을 떠 보면 회사에 도착해있고 어느 샌가 해는 높이 떠 있는 것만 보고 지내왔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실 그렇게 장관을 연출하는 일출은 아니었지만,
일출을 봤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들 뜬 마음에 새해 일출을 본 것 마냥 셀카도 마구 찍고..
잠깐이나마 소원도 빌어보았다.

그렇게 일출을 보고 나니 정말 세상이 환해지고,
해뜨기 전에는 몰랐던 부산 앞바다가 눈 앞에서 환하게 비추어보였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바다와 건물들의 모습이 굉장히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용두산공원에서 바라 본 남항대교 모습.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날이 밝아진 뒤에 찍은 용두산 전망대.




이제 일출도 봤으니 다음 목적지로 향해야 하는데...
여기서부터는 계획과 다소 많이 틀어져버렸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일출을 보러 용두산공원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어느 정도 체력이 소진되어 다시 허기가 질 것이고,
그럼 광복로 거리에 있다는 '밀면'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으나,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너무나도 간단히 올라온지라 허기지기는 커녕 아직도 부른 배가 꺼질 생각을 않는다.
일단 날도 어느 정도 밝았으니 소화도 시킬겸 다시 자갈치 시장으로 Go~!!

(다음 편에 계속...)
※ 다음 편엔 자갈치시장과 태종대 관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