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에 계신 어르신께서는 공연중 진동이 울리셨는지.. 몸을 들썩이며 전화기를 찾고 있는데... >.<;
작은 덩치도 아니고 무대 아래 3분의 1을 다 가리셔서 울화통이 터지는 줄 알았다.
(정말 공연 관람을 방해하시는 무매너 핸드폰족들 다 빼앗아서 던져버리고 싶은 것 꾹 참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공연 관람하실 때 핸드폰은 좀 집에다 쳐 놓고 오시던지 하시지요!! )
뮤지컬을 즐기는 문화가 활성화 된것이 약 2002년 부터니까 채 5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
대다수의 관람객들은 비싼 요금이 들어가는 대극장 공연보다는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소극장 공연에 익숙해져 있다.
특히나 요새는 재미에다 볼거리도 많고, 수준있는 소극장 공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들을 소극장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그래서일까....
대극장에서 관람하는 것과 소극장에서 관람하는 것에 별 차이를 못느끼시고 행동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서 안타깝다.
소극장 공연은 배우와 관객 사이의 거리가 아주 가깝고 친밀하며, 때로는 배우와 관객이 소통을 하며 극을 이끌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반응이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배우들이 웃기는 장면을 연출했을 때에는 바로 웃어주며 화답해주어야 하고, 배우들의 연기에 호응을 보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야 배우들도 힘을 내서 연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공연장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일단 객석과 무대와의 거리감부터가 다르고, 배우와 직접적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소극장 공연에서와 달리 대공연장에서는 불필요한 호응이 극에 몰입하는 관객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줄 수 있다.
내 뒤에 앉아서 관람하시던 여성 분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이 분은 그냥 간단하게 이야기했을 때, 뮤지컬 '라이온킹'의 왕 팬으로 보였다.
공연을 보는 내내 허리를 앞으로 수그려서 얼굴을 내가 앉은 좌석에 가까이 대고 관람을 했다.
(어떻게 이렇게 잘 아느냐구요? 내가 계속 봤으니까요... 제가 왜 계속 그 분을 봤을까요????)
대극장의 좌석은 무대에서 먼 곳에서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든 관객들이 좌석에 등을 대고 관람한다는 가정하에서다.
한 관객이 허리를 구부리고 공연을 관람하면, 뒤에 있는 관객은 앞 사람 뒤통수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기가 조금 더 편하게 보겠다고 뒷 사람에게 방해를 주는 불필요한 행동은 삼가야 할텐데...
만약 그 분이 허리만 앞으로 숙이고 봤다면, 뒤에 있는 분이 화를 내실 일이지 내가 이토록 화낼일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물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 대답은 "나도 화낼만한 일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자세로 조용하게 관람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그 분은 한 수 더 떠서 그 자세로 장면 하나하나에 오버하며 반응을 하고 있었다. 그리 웃기지 않은 장면임에도 '크~하~' 소리를 내며 웃지를 않나. 슬프고 장엄한 음악이 끝나면, 소리를 지르며 환호를 한다. (슬픈데도 불구하고 환호성은 왜 지르는지...)
(아예 제 귀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지 그러십니까???? 덕분에 귓구녕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더 이야기하자니 끝도 없을 것 같아... 이 정도만 푸념을 늘어놓으려 한다.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있자니... 내 옆에서 관람하던 어린 두 자매가 더 기특하게 느껴진다.
공연 보는 내내 매너 있는 관람을 하던 의젓한 모습.
사실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는 떠들면 혼내줘야지 하는 심정이 있었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동생이 공연 중 조그마한 소음을 일으키자 언니가 귓속말로 "조용히 해"라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