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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iary

과연 책을 정말로 읽은 사람이었을까??

 다음 책 코너에서 '프로포즈'라는 코너가 있다. 자기가 추천하는 책을 5권 골라서 글을 쓰면 교보문고에 직접 전시도 해주는 이벤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책을 좋아하고 서점에 가기 좋아하는 나로써도 분명히 군침이 도는 이벤트인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러한 책들을 소개해 주세요'하며 써내는 추천글을 보면... 과연 이 사람이 이 책을 한 번이라도 읽고 이렇게 자신있게 추천글을 쓴 것일까 의심이 가기도 한다.

 지난 번에도 이런 글이 발견되어서 어이가 없어서 댓글을 하나 남겨 놓았었다. 그리고 나서 오늘 우연히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베스트 글 중에 하나씩 클릭하다 보니 전에 댓글을 남겼던 그 글이 베스트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쓴 댓글에 글쓴이가 다시 달아 놓은 댓글을 보고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한국의 추리 소설을 추천한다는 글이었는데... 추리 소설로 추천한 책 중에 '조선 선비 살해사건'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달린 설명이 어째 이상했다.
 

... 조선 선비의 살해담을 담은 서민적이고 평민적인 소설. 마치 전설의 고향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 서늘함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


 맙소사 역사서를 읽으면서 전설의 고향을 생각하다니, 조금 어의가 없었다. 거기에다 등골이 오싹하다니... 세상에 역사서를 읽으면서 등골이 오싹하면... 국사책은 읽다가 기절시킨단 말인가?

 그동안 삼국유사, 삼국사기를 비롯하여 조선왕조실록까지 읽어왔지만... 서늘함 때문에 등골이 오싹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유별나게 간담이 큰 사람일까? 내일부터 역사책 읽고 기절한 사람 있는지 조사라도 하고 다녀야할 모양이다.

 그러나 이 분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댓글로 나를 한 번 더 쓰러지게 만들어 주셨다.


... 전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누가 범인일지 손에 진땀이 나던데 ...

 오 맙소사... 이미 역사서에 다 나와 있는 사실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뻔히 아실텐데, 있지도 않은 범인을 찾기 위해 손에 진땀이 나셨다니... 정말 너무 안쓰러워서 가서 간호라도 해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사실 이 책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겠듯이 이 책은 절대로 추리 소설이 아니다. 물론 지은이가 역사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의 상황을 추측했을 수는 있으나 이 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서 내지는 역사소설의 범주에 들어가지 절대로 추리 소설에 들어가지 않는다.

 흔히들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많이 겪듯이 이 글을 쓰신 분도 제목과 표지만 보고 지레 짐작을 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지금 이 블로그에 이 글을 쓰는 의도가 위의 프로포즈에 글 쓰신 분을 대상으로 비난하고 헐뜯고자 쓴 글이 아님을 절대적으로 밝혀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벤트나 상품 등이 걸려 있으면 일단 글만 쓰면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함부로 글을 쓰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만 건의 새로 생겨나는 문서와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접하는 정보들의 진위 여부이다. 사실의 여부는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로 자신이 들은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습성이다. 그래서 옛말에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천리 정도는 우습다 여차하면 발도 없는 글이 몇 초만에 지구 반대편으로도 간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퍼뜨리는 정보가 거짓일 수록 그 파급효과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악의성을 띄고 퍼지는 정보들이 당사자로 하여금 얼마나 큰 피해를 안겨주는 지는 많은 네티즌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책 서평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소감은 천 명이면 천 명, 만 명이면 만 명의 의견이 다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각각의 의견은 존중해 주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읽지도 않은 책의 내용을 함부로 말하고, 또 그 것을 추천글이라고 띄워서 다른 사람에게 홍보를 하면 아직까지 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거짓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개인에게만 있지는 않다. 유명 인터넷 서점이라는 곳에서도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책 소개가 잘못되어 있는 사례도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은 한 인터넷 사이트의 책 소개 코너이다. 책 소개를 보면 '미로에 갇힌 네 명의 괴상한 등장인물이 나날이 줄어드는 치즈를 찾아다닌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 것도 엄밀히 말하면 책의 내용과 전혀 다르다.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등장 인물 중에서 두 명은 생쥐이고, 그들은 어느 날 사라져 버린 치즈로 인해 다른 치즈를 찾으러 떠나지만, 나머지 두 등장 인물은 사람이고, 그나마도 한 명은 치즈를 찾기는 커녕 원래 치즈가 있던 방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잘못된 책 정보를 접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보니... 책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책을 서점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대충 내용을 파악한 뒤에,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싸게 구입하는 번거로운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와 함께 하루에도 수백권의 책이 출간되고 사라져 가지만, 그 책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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